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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서 발생하는 폰 노이만 병목현상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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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cleai 2026. 1.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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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서 발생하는 폰 노이만 병목현상의 원리

 

현대 인공지능 시스템, 특히 딥러닝 모델들은 수십억에서 수조 개에 달하는 파라미터를 처리하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알고리즘들은 근본적으로 1940년대에 설계된 폰 노이만 아키텍처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 아키텍처가 인공지능의 성능을 제약하는 주요 병목현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속도 문제를 넘어서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폰 노이만 아키텍처는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이 둘 사이를 연결하는 단일 버스를 통해 데이터가 이동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는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려면 반드시 사서가 서가로 가서 책을 가져와야 하는 것과 같다. 프로세서가 아무리 빠르게 계산할 수 있어도,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속도가 따라주지 못한다면 전체 시스템의 성능은 메모리 접근 속도에 의해 제한된다. 이것이 바로 폰 노이만 병목현상의 핵심이다.

 

인공지능 모델, 특히 신경망은 이 병목현상에 극도로 취약하다. 신경망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하나의 뉴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전 계층의 모든 뉴런으로부터 가중치를 곱한 입력값을 받아 합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24개의 입력을 받는 뉴런 하나를 계산하려면 1024번의 곱셈과 덧셈이 필요한데, 이는 계산 자체보다 1024개의 가중치를 메모리에서 불러오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GPT-3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은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모든 파라미터는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으며 계산이 필요할 때마다 프로세서로 전송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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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만이 아니다.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의 대역폭과 속도 차이가 지난 수십 년간 점점 더 벌어져 왔다. 프로세서의 클럭 속도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메모리 접근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전했다. 현대의 GPU는 초당 수십 테라플롭스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지만, DRAM에서 데이터를 읽어오는 속도는 초당 수백 기가바이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마치 초고속 주방장이 있지만 식재료를 공급하는 통로가 좁아서 주방장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 연산의 특성상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신경망 학습 과정에서 순전파와 역전파가 반복되는데, 매 단계마다 모든 가중치를 메모리에서 읽고 업데이트된 값을 다시 써야 한다. 배치 크기가 작으면 계산 대 메모리 접근 비율이 낮아져 병목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attention 메커니즘과 같은 현대적인 아키텍처는 입력 시퀀스의 모든 위치 간 상호작용을 계산해야 하므로, 시퀀스 길이의 제곱에 비례하는 메모리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긴 문맥을 처리할 때 성능 저하가 급격히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캐시 메모리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L1, L2, L3 캐시는 자주 사용되는 데이터를 프로세서 가까이에 저장하여 접근 시간을 단축시킨다. 그러나 인공지능 모델의 파라미터 크기가 캐시 용량을 훨씬 초과하면서, 캐시 적중률이 낮아지고 메인 메모리로의 접근이 빈번해진다. 예를 들어, 최신 GPU L2 캐시는 수십 메가바이트 수준이지만, 현대 언어 모델은 수백 기가바이트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데이터 접근은 여전히 느린 DRAM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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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도 폰 노이만 병목현상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프로세서로 이동시키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가 실제 계산에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다. 연구에 따르면 DRAM에서 데이터를 읽는 것은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하는 것보다 수백 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막대한 전력이 소요되는 이유는 순수한 계산량보다는 이러한 데이터 이동 비용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GPT-3를 학습시키는 데 약 1,287 메가와트시의 전력이 소모되었다는 추정이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메모리 접근과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었다.

 

인공지능 하드웨어 설계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 기술은 메모리 칩을 프로세서와 더 가깝게 배치하고 더 넓은 버스를 사용하여 대역폭을 증가시킨다. NVIDIA의 최신 GPU들은 HBM 메모리를 채택하여 기존 GDDR 메모리보다 훨씬 높은 대역폭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더 근본적인 접근으로는 처리 장치를 메모리에 더 가깝게 배치하는 프로세싱--메모리 기술이 있다. 이는 폰 노이만 아키텍처의 근본 가정인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분리를 재고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해결책은 뇌의 작동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뉴로모픽 컴퓨팅이다. 생물학적 뇌는 처리와 저장이 동일한 위치에서 일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냅스는 동시에 연결 강도를 저장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IBM TrueNorth Intel Loihi와 같은 뉴로모픽 칩들은 이러한 원리를 구현하여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칩들은 특정 종류의 신경망 작업에서 기존 아키텍처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델 양자화는 32비트 부동소수점 대신 8비트 정수를 사용하여 메모리 대역폭 요구량을 줄인다. 가지치기 기법은 중요하지 않은 연결을 제거하여 전송해야 할 파라미터 수를 감소시킨다. 그래디언트 체크포인팅은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부 중간 활성화 값을 재계산하는 방식으로, 계산량과 메모리 접근량 사이의 균형을 조정한다. FlashAttention과 같은 알고리즘은 attention 계산을 재구성하여 메모리 접근 패턴을 최적화함으로써 상당한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폰 노이만 병목현상은 인공지능의 확장성에 근본적인 제약으로 남아 있다. 모델의 크기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는 곧 더 많은 파라미터가 메모리에서 프로세서로 이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단순히 프로세서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의 이동 자체가 근본적인 제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아무리 빠른 자동차를 만들어도 좁은 도로가 교통 흐름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결국 인공지능의 미래는 단순히 더 강력한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컴퓨팅 아키텍처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을 요구한다. 메모리와 계산을 더 긴밀하게 통합하고,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며, 병렬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폰 노이만 병목현상은 단순한 기술적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가 컴퓨팅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신호다.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70년 된 아키텍처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모두 함께 진화해야 하는 통합적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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