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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쌍둥이 앞에서는 헷갈릴까?

피지컬AI

by miracleai 2026. 9. 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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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쌍둥이 앞에서는 헷갈릴까?

- 똑같은 얼굴을 가려내는 기술, 그리고 같은 자리에 다시 나타난 사람을 알아보는 법

 

세상에서 가장 닮은 두 사람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일란성 쌍둥이를 떠올린다. 부모조차 이따금 헷갈리고, 학창 시절 선생님을 골탕 먹였다는 무용담도 흔하다. 그렇다면 하루에도 수억 개의 얼굴을 비교한다는 인공지능(AI)은 어떨까? 사람의 눈을 능가한다고 알려진 AI라면 쌍둥이쯤은 단번에 가려낼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쌍둥이는 오히려 얼굴인식 기술이 가장 쩔쩔매는 난제 중 하나다.

 

이유는 AI가 얼굴을 ‘보는’ 방식에 있다. 얼굴인식은 두 눈 사이의 거리, 코의 높이와 길이, 턱선의 곡률 같은 기하학적 특징을 수치로 바꿔 비교한다. 그런데 이 골격의 청사진은 대체로 유전자가 결정한다. 유전 정보를 거의 그대로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는 바로 이 청사진이 판박이처럼 겹친다. 실제로 노트르담대학이 구축한 쌍둥이 얼굴 데이터베이스(ND-TWINS)를 이용한 여러 실험에서, 상용 얼굴인식 시스템은 남남을 구별할 때보다 쌍둥이를 구별할 때 오인식률이 뚜렷하게 치솟았다. 조명이 고르지 않거나 표정이 달라지면 정확도는 더 떨어졌다. 여러 생체인식 기술을 나란히 견준 연구들도 하나같이, 얼굴이야말로 쌍둥이 앞에서 가장 약한 고리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이 벽을 넘을까? 해법은 ‘유전자가 복제하지 못한 것’을 찾는 데 있다. 쌍둥이라도 점, 주근깨, 흉터, 모공의 분포, 피부 결처럼 태어난 뒤의 우연과 환경이 새긴 흔적까지 똑같을 수는 없다. 최근 한 연구는 이런 얼굴의 미세한 반점(facial mark)들의 ‘공간적 분포’를 정밀하게 분석해 쌍둥이를 96% 넘는 정확도로 갈라냈다. 눈썹과 코처럼 상대적으로 개인차가 큰 부위를 딥러닝으로 확대해 파고드는 방법도 쓰인다. 얼굴만으로 부족하면 다른 신체 신호를 더한다. 홍채의 무늬는 쌍둥이라도 완전히 제각각이라 사실상 오차가 없고, 귀의 형태 역시 90% 안팎의 높은 변별력을 보인다. 흥미롭게도 쌍둥이는 나이가 들수록 구별이 쉬워진다. 같은 유전자를 지녔어도 서로 다른 삶을 살며 후성유전적 변화가 얼굴에 쌓이기 때문이다. 결국 AI가 쌍둥이를 가려내는 원리는 ‘닮음’이 아니라 ‘닮지 않은 아주 작은 부분’을 집요하게 붙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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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자연스레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같은 장소에 시간대를 달리해 다시 나타난 사람을, AI는 어떻게 ‘아까 그 사람’이라고 알아볼까? 얼굴이 선명히 잡히지 않는 CCTV 환경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분야를 사람 재식별(Person Re-Identification, 리아이디)이라 부른다. 리아이디는 서로 다른 카메라, 혹은 같은 카메라의 다른 시간에 찍힌 인물이 동일인인지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짧은 시간 안이라면 비교적 수월하다. 옷차림과 가방, 색상 같은 겉모습만으로도 상당히 정확하게 이어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몇 시간, 며칠 뒤처럼 시간 간격이 벌어질 때다. 옷이 바뀌고 조명이 달라지면 겉모습이라는 단서가 오히려 방해물이 된다. 그래서 최신 연구는 ‘옷을 갈아입어도 변하지 않는’ 신호에 주목한다. 몸의 골격과 체형, 자세, 그리고 무엇보다 걸음걸이(보행, gait)다. 사람마다 다리를 내딛는 리듬과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식은 지문처럼 고유하고 의식적으로 숨기기 어렵다. 실제로 보행 특징을 결합한 재식별 모델은 옷이 바뀐 상황에서도 인식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여기에 ‘이 사람이 그 시각, 그 위치에 다시 있을 법한가’라는 시공간적 정보까지 더하면, AI는 어제 이 골목을 지나간 사람과 오늘 같은 골목에 선 사람을 하나의 궤적으로 연결한다.

 

이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사라진 아이나 실종자를 도시의 수많은 카메라 속에서 되짚어 찾고, 사건 용의자의 동선을 복원하며, 매장에서는 다시 찾아온 단골을 알아보고 서비스를 맞춤화한다. 그러나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 주는 바로 그 능력이, 아무런 동의 없이 한 사람의 하루 전체를 추적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리가 함께 감시해야 할 대목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다. AI는 우리가 얼굴을 알아보듯 사람을 ‘보지’ 않는다. AI에게 정체성이란 결국 통계적으로 반복되지 않는 미세한 차이들의 집합이다. 당신조차 몰랐던 뺨 위의 작은 점, 계단을 오를 때 무심코 기우는 어깨의 각도 — 세상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그 사소한 흔적들이 곧 ‘나’라는 신호가 된다. 똑같아 보이는 것 속에서 다름을 읽어 내는 일. 어쩌면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의 본질은, 기계에게든 우리에게든 바로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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