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폰 노이만
인공지능과 폰 노이만
인공지능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바로 앨런 튜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튜링은 1948년 [지능을 가진 기계 (Intelligent Machinery)]라는 논문을 썼고 여기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튜링은 이 논문 외에도 1950년 [계산 기계와 지능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1951년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이단적 이론 (Intelligent Machinery, a Heretical Theory )], [디지털 컴퓨터가 생각할 수 있을까? (Can Digital Computers Think?)] 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또한 튜링은 1953년에 이미 체스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제시했고, 여기서 딥 러닝에 대한 기초를 제시했다. 실제 인간과 인공지능의 체스 대결은 40여 년이 지난 1996년에 실행되었다. 이처럼 튜링은 논문과 강연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것, 특히 지금도 사용하는 머신러닝/딥러닝의 개념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튜링 외에 인공지능에 관한 인물을 꼽으라면 폰 노이만이다. 폰 노이만은 튜링처럼 인공지능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없다. 미완으로 남은 [컴퓨터와 뇌(The Computer and the Brain)가 유일한 논문일 뿐 튜링처럼 적극적인 연구를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을 논할 때 폰 노이만은 꼭 언급해야 한다. 그 이유는 지금의 인공지능이 구현되는 컴퓨터는 예외 없이 폰 노이만이 만든 시스템에서 구동되기 때문이다.
사실 폰 노이만은 최초의 ‘프로그램내장방식] 컴퓨터인 에드삭(EDSAC)을 개발했고, 이것을 2진법 체계로 발전시킨 것이 ’에드박(EDVAC)‘이다. 지금의 컴퓨터와 에드박은 구동 원리가 동일하다. 그리고 에드박과 지금의 컴퓨터는 연산을 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여기서 연산은 덧셈, 곱셈, 뺄셈, 나눗셈을 하는 사칙연산과 ’예/아니오‘를 판단하는 논리연산이 있다. 지금의 인공지능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생활할 때 ’예/아니오‘로 답하는 경우도 잇지만 ’점심 뭐 먹을래?‘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지금의 인공지능은 이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은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구현할 수 없고, 구현을 하기 위해서는 폰 노이만 컴퓨터를 뛰어넘어야 한다. 폰 노이만 컴퓨터를 뛰어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 폰 노이만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