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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재의 운영체제로는 뉴로모픽 컴퓨팅을 구현할 수 없는가?
miracleai
2025. 6. 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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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재의 운영체제로는 뉴로모픽 컴퓨팅을 구현할 수 없는가?
우리는 매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반응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알아서 작동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라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입이다. 운영체제는 우리가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리자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운영체제는 ‘기존의 컴퓨터 구조’, 즉 폰 노이만 아키텍처에 맞춰 설계되어 왔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기존 컴퓨터 구조와 완전히 다른 원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인간의 뇌를 흉내 내는 새로운 방식의 컴퓨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뇌는 수많은 뉴런이 연결되어 있고, 각각이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동시에 여러 정보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갑자기 공을 던지면, 우리는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몸을 피한다. 이처럼 뇌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한다. 이것이 바로 뉴로모픽 컴퓨팅이 목표로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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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운영체제는 이런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금의 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프로그램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컴퓨터는 하나의 작업을 처리한 다음, 다음 작업으로 넘어간다. 물론 최근에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있지만, 이 또한 실제로는 CPU가 빠르게 순서를 바꿔가며 처리하는 방식일 뿐, 진짜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뉴로모픽 컴퓨팅은 수많은 뉴런이 진짜 동시에, 비동기적으로작동한다. 즉, 각 부분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필요한 순간에만 반응한다. 기존 운영체제처럼 “지금은 A 작업, 다음엔 B 작업” 이렇게 정해주는 방식으로는 뉴로모픽 컴퓨팅의 자유롭고 유기적인 작동 방식을 구현할 수 없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 컴퓨터는 연산과 기억이 분리되어 있다. CPU는 계산만 하고,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한다. 운영체제는 이 둘을 연결해주며, 언제 데이터를 꺼내서 계산하고, 다시 저장할지를 정해준다.
하지만 뉴로모픽 컴퓨팅에서는 계산과 기억이 한곳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뉴런 하나가 계산도 하고, 기억도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기존 운영체제의 메모리 관리 방식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운영체제는 “이 프로그램은 4GB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미리 할당을 하고, 그에 따라 공간을 나눠준다. 그러나 뉴로모픽 시스템에서는 상황에 따라 연결 구조도 바뀌고, 필요한 자원도 수시로 달라진다.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현재의 운영체제로는 이런 유동적인 시스템을 제어하기 어렵다. 또한, 뉴로모픽 컴퓨팅은 전기를 쓸 때만 계산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계속 켜져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만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전통적인 운영체제의 ‘항상 실행 중인 상태’를 전제로 하는 구조와도 맞지 않다. 운영체제는 보통 컴퓨터를 켜면 계속 돌면서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조절한다. 하지만 뉴로모픽 시스템은 운영체제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각 뉴런이 스스로 판단해서 반응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중앙에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운영체제는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뉴로모픽 칩을 개발한 인텔이나 IBM 같은 기업들도 기존 운영체제 대신, 뉴로모픽 전용 제어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의 뉴로모픽 칩 ‘Loihi’는 전통적인 OS 없이, 신경망처럼 분산된 제어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윈도우나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운영체제는 CPU 중심, 순차 처리, 명령 지시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뉴로모픽 컴퓨팅은 뇌처럼 작동하는 병렬적, 자율적, 이벤트 기반 처리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기존 운영체제는 뉴로모픽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도 없다.
앞으로 뉴로모픽 컴퓨팅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운영체제, 혹은 운영체제 없이도 작동하는 자율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것은 단지 기술의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혁신을 뜻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운영체제로는 뉴로모픽 컴퓨팅의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뇌를 닮은 컴퓨터’를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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